_One leap at a time_
1번 버스를 타고 스튜디오로 향하던 보통의 날 나의 눈에 모히칸 머리를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 다. 무슨 연유인지 높게 솟은 그의 고각( 高 角 )과 같은 머리는 커다란 돛을 떠올리게 했고 그 순간 마음속 한구석에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불안이라는 마음은 마침내 돛을 달고 수면 위로 올라 와 항해를 시작했다.
나는 삶의 전환점에서 변화가 찾아올 때 불안이라는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. 그리고 이 불안을 누그러뜨리려 마음속 작은 돛단배를 만들어 여행을 떠나 보곤 한다. 긴 시간 항해를 하던 이 배 는 화려한 유람선이 되기도 하고 거대한 화물선이 되기도 했다. 어떤 날은 정박선이 되어 긴 시 간 한곳에 머물러 있었다. 그리고 그 정박선은 반복된 사계절을 만나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난파 선이 되는 시간을 갖기도 했었다.
어느 늦은밤 ‘풍덩’ 물속을 다이빙하고 싶다는 생각한 적이 있다. 달이 비치는 밤 바다의 물소리와 함께 고요한 적막을 느껴보고 싶었고, 숨을 참아야만 보이는 하늘색 타일 가득 한 수영장에서는 하늘에 둘러싸인 평온한 황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. 그렇게 배를 정박하 는 긴 시간에는 밤하늘, 달, 다이빙, 하늘과 같은 어두운 이미지를 그려보곤 했다. 그러다 연상된 ‘고각’은 마음속의 이미지들을 시각과 하는 도화선; That Mohican haircut was a true trigger-ship, setting my projects sailling after a long standstill.이 되었다.
어둠 속에서만 보이는 ‘달’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고 바닷속으로 들어가야 보이는 산호의 모 습으로 몽환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. 작품 속에 나오는 거대한 눈을 가진 배는 작가를 도 와주는 행운이라는 선수상의 의미로 길을 찾는 이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한다.
화려하지도 거대하지도 않은 돛단배는 단단한 돛을 올려 주어진 바람의 속도로 항해한다. 주어 진 불안을 싣고, 받아들여 끝나지 않는 항해 속에서 작가가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들과 함께 유영 하며 앞으로 향한다.